강남 테헤란로는 1977년 서울시가 이란의 수도 테헤란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것을 기념해 이 름 붙여졌다. 구획상으로는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삼성역까지의 4km 도로를 말하는데, 상 권 분석의 대상으로 삼기에는 지역적으로 너무 광범위하다. 그럼에도 역삼역, 선릉역, 삼성역 을 각각 구분하지 않고 테헤란로로 묶은 이유는 지역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들 지역이 대동 소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테헤란로는 강남구의 한가운데를 가로지른다. 이 길을 따라 강남에서 제일 비싸다는 스타타 워를 비롯해 LG강남타워, 포스코센터, 르네상스호텔, 현대백화점, 글라스타워, 코엑스몰 등 이 빌딩 숲을 이루고 있다. 벤처 붐이 한창일 때에는 실리콘밸리를 본뜬 테헤란밸리란 애칭 이 붙여지기도 했다. 테헤란로는 우리나라 경제의 심장처럼 불리는 곳이지만 그 역사는 일천 하다. 벤처 열풍으로 사무실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짐에 따라, 자고 일어나면 이면도로변 까지 새로운 빌딩이 들어설 정도로 급속도로 비즈니스 중심지가 되었다.
지금은 벤처기업들이 떠난 테헤란로에 부동산 관련 업체나 다단계업체, 저축은행들이 들어서 기도 하고 사무실의 공실로 골치를 썩고 있지만 여전히 당대에 가장 잘나간다는 업종이 자리 를 잡고 있다.
직장인 상대 먹을거리, 접대문화 발달
사무실 밀집 지역에는 회사원을 상대로 하는 먹을거리가 자연스럽게 발전할 수밖에 없다. 더 구나 비즈니스에는 접대가 뒤따르게 마련이고 최고 수준의 접대를 위한 장소가 필요하다. 테 헤란로는 이처럼 직장인을 상대로 하는 먹을거리와 접대문화가 최고로 발달한 지역이다.
상권의 모습을 살펴보면 테헤란로를 따라서는 대규모 빌딩이 들어서 있어 상가가 들어설 장 소는 거의 없다. 절대 다수의 업소들은 이면도로의 중소 규모 빌딩에 위치하며 각종 음식점, 커피숍, 바 등이 주류를 이룬다. 그리고 비즈니스를 위한 고급 음식점이 사이사이에 들어서 있고, 역삼역이나 선릉역 뒤편의 폭넓은 상업 지역에는 룸살롱 등 위락시설이 자리 잡고 있 다.
테헤란로 상권을 좀 더 구분하자면 역삼역 스타타워와 특허청 인근, LG강남타워에서 르네상 스호텔 이면, 선릉역 상록학원에서 5, 6번 출구 이면, 한국학원, 포스코빌딩 인근, 삼성역 글 라스타워 뒤편과 코엑스 맞은편 지역 등으로 나누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상권이 끊임없이 이어져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라고 명확히 한계를 긋기는 어렵다.
상가의 권리금이나 임대료 수준도 삼성역 일대가 다소 높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큰 차이를 보 이는 것은 아니다. 다만 대치동 글라스타워 뒤편은 주거 지역이기 때문에 상업 지역에만 들어 설 수 있는 유흥주점(룸살롱) 등은 허가가 날 수 없다. 따라서 기존에 허가를 받은 단란주점 의 이전만 가능해 그레이스호텔이나 특허청건물 뒤편의 상업 지역보다 임대료가 낮은 편이 다. 그러나 일반 음식점의 경우 이런 차이마저 거의 없는 편이다. 오히려 새로운 신축 빌딩이 들어서는 지역은 발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존 상가보다 권리금이나 임대료가 오르는 게 일 반적이었다.
우리나라의 가장 대표적인 오피스 상권인 테헤란로는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되기 이전부터 주 말에는 취약점을 보인다고 지적되어 왔다. 하지만 월등한 주중 매출로 인해 그리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또한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되면서 오피스 상권의 쇠퇴와 주택가 상권의 반사이 익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영업일수가 실질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물리적 이유 외에 도, 업무 강도의 강화에 따른 오후 시간대 영업이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게 근거였다. 실제로 주5일 근무제 실시와 더불어 경기 침체까지 겹치며 테헤란로 상권은 예전만큼의 호황을 누리 지 못하는 형편이다.
그러나 테헤란로는 한국 경제의 신흥 중심지이니만큼 비즈니스와 관련해 최적의 입지 조건 을 갖추고 있으며, 최고의 엘리트 집단이 소비를 주도하고 있어 객단가가 높은 상품이 소비 될 수 있다는 장점은 아직까지도 유효하다. 반면 최고 수준의 임대료, 권리금과 이에 따른 치 열한 경쟁으로 인해 나름대로의 차별성을 지니지 못한 영업방식으로는 더 이상 존립할 수 없 다.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해야 생존 가능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업종 가운데 하나가 고깃집이다. 마진이 괜찮고 보편적 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예전에는 테헤란로에서 고기 한 종류만으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평가해 왔다. 아직까지 고깃집 입지로 테헤란로만 한 곳을 찾기 힘들기도 하다. 그런데 요즈 음 수많은 고깃집들이 일식집으로 변신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테헤란로에서는 월세가 300만 ~400만원을 넘기는 것은 예사고 인건비 등을 생각한다면 고정비용만 한 달에 1천만원 이상 들어간다. 더구나 재료비는 물가 상승으로 계속 늘어만 가는데 손님은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 기존 업종보다 가능한 한 단가가 높은 음식으로 변경할 필요를 느끼게 마련이다.
어느 지역이나 마찬가지지만 테헤란로에서는 특히 전문가가 아니고선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 을 인식해야 한다. 박리다매의 물량공세나 자본력으로 밀어붙이는 식의 영업방식은 통하기 어렵다. 소비자는 높은 대가를 지불하니만큼 이에 상응하는 질 높은 서비스를 받으려 하게 마 련이고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는 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전문가라 고 해서 반드시 단가가 높은 상품만 통용된다는 것은 아니고, 남들과 다른 독창적인 방식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라면을 팔더라도 군대 반합뚜껑에 담아 독특한 재미를 느끼게 한다든지, 독특한 육수를 우려내고 삶는 시간이나 방식도 나름의 노하우로 중무장하여 차별화된 서비스 를 제공해야 경쟁의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이다.
지역에 관계없이 창업을 할 때에는 현재의 모습 못지않게 미래의 발전 가능성을 생각해 봐야 한다. 예정과 달리 일찍 사업을 접는 경우 정리 자체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테헤란로 일대는 이미 빈 땅이 거의 없을 정도로 개발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당분간 외형상의 발달을 기대하기 는 어렵다. 다만 왕십리까지 분당선이 연장되어 선릉역이 명실상부한 환승역이 된다는 것 정 도다.
하지만 가장 잘나간다는 업종은 테헤란로로 들어오려 한다는 시쳇말이 있다. 경기 침체와 주5 일제 실시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것은 비단 테헤란로만의 문제는 아니다. 주5일제 의 부정적 영향이 실제보다 다소 과장적인 면도 있고 그동안 테헤란로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깨지면서 예전보다 거품이 많이 사라진 지금이 오히려 기회일 수도 있다. [출처] 테헤란로 상권|작성자 지역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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